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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 한라산?


일반적으로 우리가 벚나무 혹은 벚꽃이라고 일컫는 것은 '왕벚나무'와 그 나무의 꽃이다.

뭐.. 좀 늦은 검색이긴 하지만, 이 동네는 이제 벚꽃이 만발하는 터라...

여튼 서론은 이 쯤하고,

얼마 전 벚나무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말을 들어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죄 블로그들 마다 똑같은 글들을 퍼나르고 퍼나르고 퍼날라대서 이게 진짠가 여론몰이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맘먹고 검색해보았다.



내 성격에 이런건 닥치고 검색,

근거자료 제시해서 포스팅 해줘야지.



삼림청 산하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 사이트의 FAQ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일본의 나라꽃인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 한라산이라는 사실이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수행된 DNA 분석을 통해 입증된 바 있습니다. 즉 DNA 분석결과 국내에 식재된 왕벚나무와 일본의 왕벚나무 및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모두 제주도로 밝혀진 것입니다.


  유전학적으로 원산지에 존재하는 나무들에서 유전변이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조사 결과 한라산 자생 왕벚나무가 일본의 것보다 유전변이가 2.5배로 현저히 크며 변이도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유전변이가 매우 적게 관찰된 국내에 식재된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에서 확인된 모든 DNA 조각들이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에서 관찰된 사실에 준해서 볼 때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의 일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뒤 국내로 다시 옮겨온 것임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결과입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또 그동안 일본에는 왕벚나무 자생지가 없는 반면 한라산에 자생지가 있기 때문에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한라산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원문 : http://www.kfri.go.kr/knowledge.do?method=selectKnowledge&pageNum=3&subNum=1&kn_seq=459



FAQ내용만으로는 좀 부족하다고 판단.


국립산림과학원 사이트를 통째로 검색했다.
아래는 연구보고서 발표 소식.


제목 : DNA 지문에 의한 왕벚나무 원산지 추적
일자 : 2000년 7월 13일

내용 :
◇ 산림청 임업연구원(원장 노의래)에서는 지금까지 일본산으로 알려진 왕벚나무가 우리나라 한라산에서 유래됨을 추적하였다.

◇ 왕벚나무는 일본에서 명명되어 지금까지 원산지가 일본으로 알려져 왔으나 일본내에는 자생지가 없어 기원을 잡종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근래에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 기존의 왕벚나무의 연구는 꽃, 잎 및 과실 등 외부형태를 대상으로 수행해 왔으나 생육환경 등의 차이로 정확한 검증이 어려웠다.

◇ 한라산 자생 왕벚나무, 국내에 식재된 왕벚나무(진해등 8개 지역), 일본 왕벚나무를 공시재료로 사용 DNA 분석을 수행하였다. 집단간 유전변이는 자생 왕벚나무가 식재 및 일본왕벚나무보다 변이폭이 현저히 코고, 변이가 다양하였다(자생 왕벚이 일본 왕벚의 2.5배).

◇ 집단간 유연관계에서 식재 왕벚나무 집단은 일본 왕벚나무와 유전적으로 가깝고 자생 왕벚나무는 이들과 분리되어 나타났다.

◇ 자생 왕벚나무는 식재 및 일본 왕벚나무에는 존재치 않는 DNA를 갖고 있었으며, 자생 왕벚나무의 일부 개체는 일본 및 식재 왕벚나무와 같은 DNA 증폭산물을 갖고 있었는데 외부형태도 일본 왕벚나무와 유사하였다.

◇ 이상의 DNA 분석 및 외부 형태의 조사결과 일본 왕벚나무는 자생 왕벚나무의 변이폭 내에 존재하고, 특이적 DNA 비교에서도 자생 왕벚나무의 일부개체와 유사하여 일본 왕벚나무는 자생왕벚나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 일본에서 일본 왕벚나무를 단일 클론으로 발표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실험에 사용된 5개체 모두 다른 클론으로 확인되었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현 국립산림과학원의 전신으로 2004년 1월 명칭이 변경되었다.
http://www.kfri.go.kr/board.do?board_id=0602&tilesDef=basic.layout2&pageNum=6&subNum=2



아래는 문화일보의 '오창규' 전국부장이 2007년 4월 10일 게재한 기사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국립현충원 벚꽃을 볼 때마다 남다른 감회가 밀려온다. 1996년 이맘 때의 일이다. 당시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은 김철 대변인을 통해 서울 국립현충원에 있는 벚꽃을 시민단체와 함께 모두 파내버리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묘지에 일본 꽃인 사쿠라(櫻)가 웬 말이냐는 것이었다.

자민련 출입기자였던 필자는 이동복 대변인에게 벚꽃의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사실을 얘기했다. 이 대변인은 자료를 통해 사실을 확인해본 뒤 “신한국당은 집권하기에 앞서 꽃 공부부터 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신한국당은 결국 계획을 취소했다.

... (후략)

원문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70410010330431590020



원문을 읽어보면,
현재 대부분의 카페나 블로그에 퍼나르기된 '벚꽃의 원산지는 제주도' 라는 글의 출처가 바로 이 기사라는 걸 알 수 있다;


저 기사의 내용 중에 보면 " 우리 ‘삼국유사’에는 승려 충담의 ‘앵통(櫻筒)’ 기록(765년)이 있다. " 라고 묘사되어있다.

삼국유사 2권인 <기이(紀異) 제2>에 '제 35대 경덕왕' 부분을 보면

(전략) ... 다시 중 한 사람이 있는데 납의(衲衣)를 입고 앵통(櫻筒)을 지고 남쪽에서 오고 있었는데 왕이 보고 기뻐하여 누각 위로 영접했다.  통 속을 보니 다구(茶具)가 들어 있었다.  왕은 물었다.  "그대는 대체 누구요?"  "소승(小僧)은 충담(忠談)이라고 합니다."  "어디서 오는 길이오?"  "소승은 3월 3일과 9월 9일에는 차를 달여서 남산(南山) 삼화령(三花嶺)의 미륵세존(彌勒世尊)께 드리는데, 지금도 드리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나에게도 그 차를 한 잔 나누어 주겠는가요."  중이 이내 차를 달여 드리니 차맛이 이상하고 찻잔 속에서 이상한 향기가 풍긴다. ... (후략)

이라는 구절이 있다.
해설 원문 : http://garakkim.net/sam/3-02.htm

여기서 '앵통(櫻筒)'을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앵두나무 통'이 되기도 하고 '벚나무 통'이 되기도 한다.
현재에는 '벚나무 껍질로 장식한 차 재료를 담는 통'으로 번역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까지도 벚나무를 'サクラ' 또는 '桜', '櫻' 으로 표기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일본어 페이지 http://ja.wikipedia.org/wiki/%E3%82%B5%E3%82%AF%E3%83%A9 )


위키피디아 일본어 페이지에서 벚꽃이 일본 것임을 주장하는 근거는 『古事記』『日本書紀』 등이며,

대부분 이 역사서의 내용은 '천황'에 관련된 내용이다.

예를 들어, "가잔 천황이 간나 원년 (서기 985년)에 벚나무를 몸소 식수하였다. 이로 인해 해마다 4월 10일에 벚꽃 축제인
앵제(櫻祭)와 신행제(新幸祭)가 거행된다."  라는 식이다.


미안하지만, 일본 천황은 백제계이다;

이와 관련된 문헌들은 비교적 많은 수가 검색이 되는데,
검색한 것 중 고르려 하니 시간이 너무 많이 되어서 이만...

일본쪽 근거들을 잘근잘근 씹어줘야 되는데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