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 이야기/거꾸로 돌아가는 이야기

최저임금, 4110원으로 타결. 이게 과연 인상일까?



기사 : 내년 최저임금 극적 타결‥시간당 4,110원 (2009년 6월 30일, MBC, 미디어다음)



최초 0.25% 삭감안인 시간당 3990원을 내놓은 경영계와
9% 인상안인 시간당 시간당 4360원을 내놓은 노동계 사이에서 폭이 좁혀지지 않다가

오늘 새벽 최종적으로 2.75% 인상안인 4110원으로 타결되었다.


이는 2010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이며,

하루 8시간시 일급 32,880원

주 40시간 근무시 월 858,990원
주 44시간 근무시 월 928,860원이다.



일단은, 최초에 인하안을 내놓은 경영계에게 썩소를 날리고 싶다.

경제가 상황이 나쁘니, 급여를 줄여서라도 어떻게든 회사에서 나가는 지출을 줄이고 싶었던 모양이다.



물론, 경영계도 경영계이지만, 제일 엿같은 놈들은

친서민정책을 펼친다면서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둥,

지역별로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둥 헛소리 찍찍 해대던 한나라당과 정치인들이다.

기사 : 이영희 장관 "최저임금제도 손질 해야" (2009년 2월 13일, 더데일리)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헛점도 물론 없지않지만,

최소한 한 가정의 생계를 꾸려가는 데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최저임금의 입법 취지가 아닐까 한다.

(물론, 법적인 정의는 고용자가 피고용인을 저임금 착취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나와있다.)



결론만 놓고 본다면, 4,110원으로 인상했으므로

경영계가 노동계 및 서민을 생각해 한발 물러선 게 아닌가 하고 판단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올해 대비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75%이다. (4000원 -> 4110원)

이는, 1988년 최저 임금법 도입된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가장 낮은 수치는, IMF당시 2.7%이다.

고작 그 때보다 0.05% 높은 인상률을 적용함으로서,

역대 최저 임금 인상률의 오명을 피해보겠다는 심산이 깔려있는 듯 보인다.

기사 : 22년 만에 두번째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 과정은? (2009년 6월 30일, 뉴시스, 미디어다음)



또한, 물가 인상률을 고려해보았을 때,

현 최저임금 2.75% 인상은 산술적 인상일 뿐, 실질적 인상은 아니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국가 통계 포털 자료를 기준으로 볼 때, (링크 : 국가 통계 포털 자료 검색)

각 분기별 물가 지수를 참고하면

2005년 1분기를 100으로 두었을 때

전국 물가 평균은 2008년 1사분기는 107.4, 2009년 1사분기는 111.6으로

약 3.91% 상승하였다고 표기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3.9%, 가스요금을 평균 7.9% 인상하기로 발표하였다.

정부가 밝힌 전기,가스요금 인상 원인은 공급 원가에 미치지 않는 현 요금체계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사 : 전기·가스요금 인상요인 누적 ‘불가피한 선택’ (2009년 6월 27일, 파이낸셜뉴스, 네이트닷컴)



즉, 다른 수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율을 책정하여

체감 지수 및 상대적 최저임금은 오히려 감소하였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시당초 올해 초부터 노동부 장관, 재경부 장관, 한나라당, 정부 관계자, 기업 관계자들이

끝없이 최저임금을 인하해야한다고 주구장창 주장했던 것에 대한 내심이 조금 보이는 듯 하다.



결국은 인하해야한다 인하해야한다 라고 계속 외쳐대서

국민들의 머릿속에 최저임금 인하되면 어쩌지 어쩌지 하는 걱정거리를 던져놓고

아주 얄팍하게 인상해주면서 마치 자기들은 최선을 다한 양 선심쓴 듯 생색을 내려 하고선

속으론, 어떻게든 인상폭을 적게 할 거리를 만들기 위한 포석을 한참 전부터 미리 깔아두었다는 것이다.

(아니, 정말 진심으로 인하시키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참으로 친 서민적인 정부, 친 서민적인 여당이다.